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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 FA 계약', LG의 새 트렌드 됐다

입력 : 2014-11-27 10:07:42 수정 : 2014-11-27 15: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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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 협상’이 LG 트윈스 FA 계약의 새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LG는 FA(자유계약선수) 원소속구단 우선협상의 마지막 날인 26일 박용택과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을 끝냈다. 며칠 동안 밀고당기기를 계속하다, 협상이 험난해지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결국 박용택을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주저앉혔다.

박용택은 2010년 첫 번째 FA 계약에서 지나친 옵션을 넣어 후회가 많았다. 따라서 이번 두 번째 FA에서는 더 단호해질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 LG 유니폼을 벗을 위기도 있었다.

그런데 LG와 박용택의 협상 가운데는 술기운이 있었다. 첫 협상에서 냉랭했던 반응이 25일 두 번째 만남에서 급호전 모드로 돌아섰는데, 여기에 ‘술자리 협상’이 있었던 것이다. 백순길 LG 단장과 박용택이 밤늦게까지 술집에서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눴고, 복국으로 해장까지 하면서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 만나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백순길 단장은 2년 전 당시 캡틴 이병규(9번)와 FA 계약을 성사시킨 장소도 술자리였다. 물론 그 때 이병규는 어차피 LG를 떠난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번 박용택보다는 훨씬 다루기 쉬운 상대였다. 그래도 금액에 대한 약간의 ‘밀당’은 존재했던 모양이다.

이병규와 며칠간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눈 후 결국 3년 총액 25억 5000만 원에 FA 계약을 끝냈다. 백순길 단장과 이병규가 마지막으로 “오케이”를 외친 것은 술잔을 들고서였다.

이렇게 LG는 연속으로 두 건의 굵직한 FA 계약을 술자리에서 해결했다. 이처럼 ‘술자리 협상’이 가능했던 것은 이병규와 박용택이 LG에 입단해 캡틴급으로 성장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단장과 술을 먹으면서 구단이나 선수단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급’이 된다는 뜻이다. 물론 백순길 단장이 술을 좋아하는 영향도 있다. 백 단장은 술이 들어가면 더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면서 선수들도 마음을 열게 만든다.

물론, 술자리니까 해프닝도 나온다. 이병규의 25억 5000만원은 처음에 그냥 25억원이었다. 그런데 술자리에서 구두 계약을 끝낸 후 이병규가 “계약금은요”라고 물었다. 단순히 연봉과 옵션만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5000만원을 계약금으로 얹어줬다.

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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