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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 풍경소리] 기도의 원력을 위해

입력 : 2014-11-20 10:01:58 수정 : 2014-11-20 10: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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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이 지나갔다. 어김없이 대한민국의 일대 중요한 날을 수험장에 가 있는 수험생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입시생을 둔 가족들이, 그리고 학생들의 진학지도를 하는 선생님들이 한 마음으로 시험을 치룬 날이다. 자녀가 고3에 진입하게 되면 가족들 중 특히 엄마는 준 수험생이 된다. 집 안에서 발걸음은 물론이거니와 목소리마저 낮추고 온 신경이 곤두서 있다. 아마 전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대한민국 대학입시와 같은 긴장감과 초조감을 가진 나라도 드물 것만 같다.

사실 노력한 만큼 결실을 보는 것이 시험결과일진대 어찌보면 그리 초조해할 일도 아닌 것 같은데 유달리 우리나라는 대학입시에 대한 유전자적인 동병상련의 정서가 있다. 전통적, 문화적으로 과거제도로부터 입력되어 온 문(文)을 숭상하던 역사 탓이리라. 맹모삼천지교의 고사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는 한석봉과 관련된 고사와 함께 자녀의 학문적 성취는 어머니의 역량으로 대변되고 있다. 지금의 강남엄마 열풍의 원류와 연관지어도 전혀 무색하지 않다. 학습정보며 진학정보 등 열렬 뒷바라지를 못하더라도 최소한 수능 전 백일기도 입재는 수험생을 둔 엄마들의 최소한 노력봉사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고 어떤 이들은 남의 자식이야 떨어지든 말든 내 자식 만큼은 꼭 붙어야 한다는 말인가?라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시험선발의 이치가 누군가가 붙으면 누군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치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같은 부처님, 같은 하느님 앞에 가서 모두들 같은 마음으로 기도 올릴 테니 누구의 기도에 응답을 해야 하겠는가 말이다. 이쯤 되면 신도, 부처님도 골치 아플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기도를 해 본 엄마들은 안다. 처음에는 내 자식 시험 잘 보게 해달라는 마음부터 급하지만 기도를 하면 할수록 실수 없이 최선을 다해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바뀌게 된다. 결국은 각자의 노력과 원력에 따라 성과가 나는 이치임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느끼게 되면서 말이다.

우리 아이만 시험 잘 보게 해달라는 식의 기도는 옳은 기도도 아닐뿐더러 어떤 불보살님도 이런 식의 발원에는 두호하지 않을 것이다. 왜, 발원이란 최소한 자리이타한 원력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욕계의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는 경쟁이 아닐 수 없는지라 각자가 열심히 노력해서 각자의 노력이 유감없이 발휘되기만을 바랄 뿐인 것이다. 그러하니 열심히 노력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게 해달라는 기도는 가하지만 그저 시험 잘 보게 해달라는 발원은 어리석은 발원이 된다. 지혜로운 엄마라면 힘들어도 지치지 않고 노력할 힘을 달라고 기도하게 될 것이며 또한 기도를 하다보면 하심하는 마음이 솟구치게 됨은 물론 엄마가 대신 기도했다고 해서 좋은 성과가 나게 해달라는 바램 자체가 앞 뒤가 맞지 않는 욕심임을 느끼게 된다. 다만, 수험생은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 있으니 엄마와 심적인 유대가 강한 것이 자녀인지라 엄마의 기도하는 원력이 텔레파시처럼 전해져 마음의 안정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소한 수험날 배가 아프다거나 답안지 작성 시 밀려 쓰는 실수를 한다거나 하는 불상사는 없게 된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www.saju4000.com 02)5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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