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한화 김성근-­KIA 선동열, 팬심이 감독 고르는 시대 열렸다

입력 : 2014-10-26 15:47:26 수정 : 2014-10-26 16:16:39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프로야구 감독 선임에도 ‘팬심’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열렸다.

한화 이글스가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고 KIA 타이거즈는 선동열 감독이 재계약 6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응용 감독과 계약 만료 후 사령탑 공백 상태였던 한화는 25일 밤 김성근 감독을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 등 총액 20억원에 제10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반면, KIA 구단의 재신임을 받았던 선동열 감독은 이날 오후 자진 사퇴를 선언해 충격을 줬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과 선동열 감독의 희비가 엇갈린데에는 팬들의 요구가 큰 원인으로 작용해 눈길을 끌었다.

우선 한화의 김성근 감독 영입에는 팬들의 빗발치는 요구가 있었다. 한화는 일찌감치 김성근 감독을 사령탑 후보 리스트에 올렸지만, 구체적인 액션은 없던 상황이었다. 오히려 한용덕, 이정훈 등 한화 출신들의 내부 승격이 점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한화의 성적 상승을 갈망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결국 실무진이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한화 팬들은 김성근 감독의 영입을 요구하며 인터넷에 청원을 하고, 서울의 한화 본사 앞에서 1인 시위까지 하는 등 모기업까지 적극적으로 자극했다. 김성근 감독이 선수들을 조련해 성적을 낼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화는 김성근 감독의 영입 후 “팬심만을 고려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팬들이 워낙 모셔오라고 요구했지 않냐”고 밝혔고, 김성근 감독도 “팬들이 나를 좋게 봐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

선동열 감독은 그 반대 케이스였다. KIA 사령탑 재임 3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선동열 감독이 구단과 재계약을 맺자 팬들의 비난이 폭발했다. 구단 홈페이지에 팬들이 ‘재계약 철회 릴레이’를 펼치자, 선동열 감독이 직접 글을 올려 새로운 다짐을 밝히기도 했으나 비난은 식지 않았다. 급기야 내야수 안치홍의 군입대 문제를 두고 선 감독과 갈등을 빚었다는 언론 보도에, 팬들이 선 감독의 가족들에게까지 인신공격을 했다. 이에 결국 선 감독은 25일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했다.

그동안 구단의 고유 권한이었던 감독 선임에 팬들의 생각이 반영되는 것은 인터넷의 발달로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의사를 전파할 수 있게 됐기 때문. 팬들이 고객이라는 생각에 구단도 커진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화나 KIA뿐 아니라, 김시진 감독이 사퇴한 롯데도 팬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