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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의 연예잡기] 정대용은 왜 세월호 유가족의 단식을 폄하했을까

입력 : 2014-08-25 20:58:52 수정 : 2014-08-26 09: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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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대중에게 슬픔부터 즐거움까지 다양한 감정을 생성시키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이가 엉뚱한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그것도 현재 정국을 극도로 긴장시키고 있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서다. 지난 22일 뮤지컬배우 이산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민이 아빠라는 자야, 그냥 단식하다 죽어라. 그게 네가 딸을 진정 사랑하는 것이고, 전혀 ‘정치적 프로파간다’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유일한 길이다. 죽어라”라는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딸 유민을 세월호 참사로 잃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통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면서 단식 중인 ‘유민아빠’ 김영오 씨를 향한 비아냥을 넘어선 비난의 성격이 짙은 글이었다. 딸의 죽음을 불러온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한 아버지의 단식에 대한 비상식적인 발언도 문제였지만 또다른 논란의 불씨를 정대용이 당겼다. 이산이 쓴 이 글에 ‘황제단식’이라는 댓글을 남겼기 때문이다. 마치 이산의 발언에 동조하는 듯한 이 발언에 정대용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일파만파 커져만 갔다. 여기에 정대용이 최근 개봉한 영화 ‘해무’에서 피해자나 다름없는 재중교포로 등장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무’에 대한 보이콧 운동까지 벌어졌을 정도.

결국 25일 정대용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며 세월호 유가족들과 단식 중인 김영오 씨에 대한 사죄의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영화 ‘해무’가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것에 죄송하다는 입장도 함께 전했다. 이어 30년 무명배우로서 살아왔지만 이제는 배우라는 직업을 내려놓겠다는 입장도 발표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배우도 사회적 구성원이다. 사람들이 사고를 당해 아파하면 이에 대한 공감을 할 수 있어야 연기가 가능하다. 인간에 대한 공감 능력이 없는데 어찌 연기를 할 수 있겠는가. 싸이코패스나 악당 연기 역시 해당 캐릭터의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 살아온 삶의 궤적까지 궤뚫어야 참된 연기가 나온다. 다른 이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의 연기는 가식일뿐,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비상식적인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이 죽어갔다. 여기에 사고를 직접 당하지 않았더라도 이 사회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뭐가 필요할까. 이산, 정대용에게 다시 한 번 묻고 싶은 말이다.

‘해무’는 어찌보면 지금의 상황에서는 수작이다. IMF라는 극한 상황에 직면해 인간이 인간이기를 포기하면 어떤 비극을 맞게 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다. 여기에 출연한 배우가 던진 말 한 마디에 흔들릴 작품은 아니다.

<연예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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