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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대 빵집 '김영모과자점', 동네빵집 롤모델

입력 : 2014-07-01 17:10:18 수정 : 2014-07-29 11: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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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매장 수를 늘리는 것보다 품질관리가 우선이다.”

서울 3대 빵집으로 유명한 ‘김영모과자점’ 김영모 명장의 말이다.

한국의 제빵은 1950년대부터 70년대 중반까지 지속된 혼-분식 장려운동에 힘입어 정착했고, 1988년을 기점으로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등장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은 1990년대 중 후반을 거쳐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지난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이후에 성장세 감소했지만, 현재도 유명 프랜차이즈 빵집은 3256개, 1280개 등이 있어 전국 동네빵집 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9월 중소기업 적합업종 재지정시 존폐가 불투명하여 동네빵집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시장논리를 바탕으로 동네빵집이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동네빵집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무엇일까?

현재의 소위 잘나간다는 동네빵집의 특성을 보면 대체적으로 천연발효법, 전문성, 대표상품이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전국 5대 빵집으로 잘 알려진 '김영모과자점'은 천연발효법, 전문화, 대표상품의 요소를 모두 가진 대표적인 동내 빵집의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다.

김영모과자점은 전국 5대 빵집 중 유일하게 강남 토박이 빵집으로, 1982년부터 지금까지 33년을 성업 중에 있다. 서울지역에서는 서울 3대 빵집으로 꼽힌다. 대표상품은 몽블랑과 바게트 샌드위치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만들어 내고 있지만. 항상 수요가 생산을 넘어선다.

마케팅 차원에서는 일부러 '품절'이라는 표지판을 걸어 놓을 수도 있지만, 김영모 명장은 “고객이 먼 걸 했는데, 찾는제품이 없다면 실망할 것”이라면서 “소비자 위주라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겠다”고 말했다.

몽블랑은 럼 시럽이 곁들여진 촉촉하고 달콤한 데니쉬 페스트리로, 1993년 출시 이후 수백 만개가 판매된 인기제품이다. 풍부한 버터의 풍미와 달콤함이 잘 조화된 큼지막한 빵으로 먹기 시작하면 끊기가 매우 어렵다는 게 고객들의 얘기다. 바게트 샌드위치는 6,500원에 두 사람이 먹어도 될 만큼 넉넉한 양과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다. 바게트는 시간이 지나면 눅눅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금씩 자주 만들어 내고 있다고 한다.

김영모 명장은 업계에서 인정하는 자연발효법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다. 1995년에 대한민국 최초로 유산균 발효법을 성공시켰고, 이는 한국 미생물 보존센터에서 영구보존하고 있다. 2000년에는 과일을 이용한 천연발효법을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했고, 올해 3월 제빵연구소를 설립하여 이를 더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김영모 명장은 “현재 천연발효제품에 대한 수요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과거 소비자의 관심이 단지 맛과 원재료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만드는 방법까지 꼼꼼히 따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소비자와 미래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영모 명장은 “발효법을 조건 없이 후학들에게 전수하면 그 기술이 전해지면서 나중에는 더 큰 기술로 돌아오게 된다”는 게 신조라고 밝혔다. 이렇듯 그는 신기술 개발과 기술의 전수, 그리고 업계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제과업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김영모 명장은 한국과 프랑스에서 모두 국가훈장을 수여 받았으며 대한민국명장, 기능한국인 제과 1호로 선정되었다.

이렇게 장사가 잘되는 업력 33년의 '김영모과자점'의 지점은 도곡동, 서초동, 반포동 단 세곳 뿐이다. 인지도만을 두고 보면 많은 매장을 오픈 할 수도 있지만, 급하게 서두르지 않는다.

김영모 명장은 “7월 중순에 잠실 롯데 에비뉴엘에 매장을 오픈 할 예정이다. 급하게 매장 수를 늘리기보다는 품질관리에 소홀함이 생기지 않는 선의 확장이 바람직하다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5000개가 넘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의 홍수 속에서도 확실한 제빵철학을 가지고 매장을 오픈 하는 기능인들을 위해 조언도 했다.

“제 후배들이 점포를 열겠다고 하면 왜 장사를 하고자 하는지 물어봅니다. 기능인은 돈을 쫓기보다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김영모 명장의 말대로 독특한 개성과 자신들만의 철학을 담아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동네빵집이 많아져야 프랜차이즈 홍수를 피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동네빵집 생존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김영모과자점'이 베이커리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류근원 기자 stara9@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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