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다른 지자체 소속 선수라 어쩔 수 없다" 베이징 올림픽 여자역도에서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거머쥔 장미란(25.고양시청) 선수의 쾌거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고향인 원주지역은 축제분위기는 고사하고 조용해 시민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
지난 16일 금메달을 딴 이후 19일 현재까지 원주지역에는 장 선수의 집과 졸업한 초.중.고교 정문에 7-8개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을 뿐 세계적인 역사(力士)의 탄생을 축하하는 분위기를 찾아 볼 수 없다.
지난 2002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을 당시 원주시청에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리고 대대적인 시민 환영행사를 벌였던 것에 비하면 너무도 가라앉은 분위기에 상당수의 시민들이 너무 인색한 대응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동익(47.단계동) 씨는 "원주 출신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장 선수가 경기를 하는데 시민들이 응원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지 않은 데다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며 정상에 올랐는 데도 고작 플래카드 몇 개만 내걸렸다는 것을 이해 할 수 없다"며 "원주시에서 너무 인색한 것 아니냐"고 힐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원주시와 원주시 체육회의 입장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시와 체육회 측은 그토록 공을 들여 키운 장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쾌거에 대해 누구보다도 환영하지만 엄연히 다른 지자체 소속의 선수이기 때문에 나설 수가 없다는 것.
장 선수는 지난 해 초 원주시와 시민들의 간절한 만류를 뿌리치고 억대 연봉을 약속받고 고양시에 입단했으며 이 과정에서 충분한 협의도 없이 원주시청에 사직서를 제출해 지역사회에 실망과 충격을 안겨줬다.
특히 원주시 입장에서는 2006년 초 경기도 모 지자체로의 이적설이 불거졌을 때 시는 직장운동경기부 운영지침을 개정, 포상금 지급 규정을 최고 6천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하는 등 최선을 다해 지원해 왔는 데도 떠나 버린 장 선수에 대해 상당한 배신감을 갖고 있다.
원주시 백종수 건강체육과장은 "그동안 장 선수에 대해 원주지역에서 쏟은 관심과 열정이 지대했기 때문에 시민 모두 이번 쾌거를 축하하고 환영하고 있다"며 "그러나 엄연히 지금은 다른 지자체 소속 선수이고 윤진희 선수 등 장 선수에 버금가는 미래의 주역들이 지역을 지키고 있는 만큼 내놓고 축하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원주시체육회 김해광 사무국장은 "장 선수를 어렸을 때부터 지도해 온 입장에서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럽고 환영하지만 시나 체육회 차원에서는 이적 과정에서의 아픔과 다른 선수들과의 입장을 고려할 때 나서서 축하하기가 어렵다"며 "안타깝지만 시민들이 이러한 상황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원도가 기금을 출연한 강원인재육성재단도 2004년부터 장 선수를 미래인재로 선정해 2007년까지 지원했으나 세계 선수권대회를 2연패하면서 관리체계가 국가로 이관돼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이중 투자를 할 수 없어 올해부터 제외했다.
이에 대해 강원인재육성재단 관계자는 "장 선수가 강원 미래인재로 지원이 정지된 것은 현재 지원을 받지 않아도 될 정상급에 오른 데다 관리체계가 이미 국가로 넘어가 이중 지원을 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장 선수가 경기도로 소속팀을 옮기던 시기와 미래인재 지원이 정지된 시점이 비슷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원주시와 시체육회는 원주시청 소속으로 복싱에 출전한 김정주 선수가 동메달을 확보한 채 오는 22일 준결승 경기에 나서는 만큼 김 선수를 비롯해 역도에서 은메달을 딴 윤진희(22.한체대) 선수가 돌아 오면 장 선수와 함께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연다는 계획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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