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한국을 제 일부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어요. 연기도 하고 싶었지만 한국에 대해 알고 싶어 이곳에 왔죠. 한국에는 어릴 때 며칠간 외가집을 방문한 적 빼고는 처음이라 모든 게 새롭고 신기해요.”
‘제중원’에서는 한국말을 잘 구사해도 실제로는 한국말이 어눌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 꽤나 유창하다. 사실 한국어를 전혀 할 줄 몰랐다는 션 리처드는 한국에 온 후 서강대 어학당에서 배우면서 실력이 늘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제중원’은 사극이기에 더욱 어렵단다.
“한국말 연기는 어려워요. 감정도 실어서 말해야 하고, 사극이라 더욱 힘들죠. 얼마 전 고종에게 ‘지엄한 하명을 받잡겠나이다’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었어요. 한혜진 누나도 사극 대사가 어렵다고 하는데, 아마 실제의 알렌도 이 정도까지는 한국어를 모르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어려운만큼 배우는 것도 많다. 사극인 ‘제중원’을 촬영하며 한국의 말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까지 배우고 있다. 션 리처드는 “드라마 스태프들과 자주 회식하면서 막걸리에 맛을 들였다”며 씩 웃었다. 그런 그에게 알렌이 원장으로 있는 제중원의 의생 역할로 나오는 박용우가 특히 여러가지로 큰 도움이 돼주고 있다.
“극중에서는 제가 용우 형에게 의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촬영이 끝나면 용우 형이 제 연기 선생님이에요. 테크닉과 카메라 등 여러가지를 가르쳐주시죠. 한국말도 형에게 많이 배우는데 주로 과격한 말들이죠. (웃음) 술 마신 다음날 하는 말이 뭐냐고 물었더니 ‘골 때린다’라고 가르쳐 주시더라고요.”
이렇듯 인터뷰를 하는 션 리처드는 26살의 활발한 청년 배우지만, “고등학교 때는 지금과는 전혀 달라 배우와는 거리가 멀었다”며 연기를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대학교 때 경영학과 연기를 동시에 전공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키가 140cm 밖에 안 됐어요. 그래서 여자친구도 없고 매사 자신도 없었죠. 그러던 중 우연히 연기 수업을 받았는데, 무대에서 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연기의 매력을 느꼈어요. 그 후 갑자기 키도 일년에 20cm 이상 훌쩍 컸죠. 그래서 대학 가서도 연기를 전공하며 단편 영화에 출연했어요.”
그런 션 리처드는 한국에 와서 연기하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아들이 한국에서 홀로 연기하는 것을 걱정했던 부모님이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면서 큰 응원을 해주고 있다고 말하며 기분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글 스포츠월드 탁진현, 사진 김두홍 기자 tak042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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