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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프로그램 모조리 없애주마”

입력 : 2013-07-22 09:55:08 수정 : 2013-07-22 09: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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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엘게임즈가 불법 프로그램을 색출하기 위해 ‘아키에이지’ 상에 도입한 일명 ‘오토 청소기’
직장인 최은선(26) 양은 올해 초 온라인 게임 ‘아케에이지’ 게시판에 ‘사냥터마다 오토 이용자들이 너무 많아 게임에 방해가 된다’는 글을 올렸다. 하루 3시간 꼬박 게임에 임하지만, 일부 불법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이른바 작업장과는 실적을 비교할 수 없었다. 개발사(엑스엘게임즈)에 하소연했으나, 반대급부적으로 불법 프로그램은 더욱 교묘해졌다. 하지만 올해 5월 전세(戰勢)가 역전됐다. 매출 하락을 각오한 엑스엘게임즈가 대대적인 정화 작업을 펼친 연유에서다. 불법 프로그램 사이트 8곳에 형사수사 및 고발, 경고장 발송 등을 통해 접속 차단 및 폐쇄 조치했고 약 11만 5000개 계정을 영구적으로 이용 제한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엑스엘게임즈는 불법 프로그램 소탕 작전에 사운을 걸었고, 이같은 열기는 업계로 급속히 전파됐다.

게임 내 불법 프로그램을 발본색원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적발 과정에서 별다른 실효가 없거나 오히려 더 치밀해진 기능적 진화에 직면해 공염불로 그쳤던 과거와는 달리, 개발사의 의지에 이용자가 힘을 보태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모습이다. 불법 프로그램은 게임 클라이언트와 서버간 주고받는 정보(패킷)를 조작해 변칙성 플레이를 조장하고 타 유저의 플레이를 방해하거나 게임 내 경제 체제를 붕괴시키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

엑스엘게임즈는 불법 프로그램과의 전쟁을 치른 후 지난 18일 기준으로 34만6694개 계정을 제재했다. 죄목(?)은 모두 불법 프로그램을 접했다는 것이다. 당초 엑스엘게임즈는 ‘아키에이지’ 서비스 초기부터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에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로그 분석 및 운영진의 상시적인 모니터링을 거쳐 직접 제재 형태를 띄었고, 매주 1회 공지됐다.

특히 엑스엘게임즈는 서비스 이용자들을 자경단(自警團) 형태로 영입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자발적인 동조를 통한 자체적인 정화를 이룬다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으로 ‘집행자’ 자격을 들 수 있다. 불법 프로그램으로 추정되는 캐릭터 발견 시 유저가 직접 의심계정으로 신고하고, 한 캐릭터가 각기 다른 유저 다섯 명으로부터 신고를 당하면 수배선상에 오르게 된다. 이어 게임 내 퀘스트로 ‘집행자’ 자격을 획득한 유저가 해당 캐릭터를 체포해 재판에 회부시키는 방식이다.

기업과 유저들의 합심으로 능률이 제고되면서 참여 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다. 실제 유저들은 집행자 시스템 외에도 여러 방법으로 오토 근절에 합세하고 있다. 게임 내 PVP(유저간 대결) 기술과 순간이동 포털을 이용해 오토 이용자를 퇴치하는 방법을 소개하거나 자경단 결성에 동참토록 서로 권유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불법 프로그램이 기승할 수 없도록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한 점도 유효했다. 불법 프로그램이 새로운 콘텐츠에 적응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았고, 결국 일반 이용자들과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해야 했다. 이 때문에 불법 프로그램이 창출하는 효용은 그만큼 줄어들게 됐다. 엑스엘게임즈 관계자는 “공정한 기준점에서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게임의 재미를 잃어버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매출 하락도 예상했으나, 선량한 대다수 유저를 위해서라도 불법 프로그램을 봉쇄한다는 원칙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게임하이 ‘서든어택’의 경우 8년 이상 국내 총쏘기 게임(FP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까닭에 각종 불법 프로그램의 집산지로 불려왔다. 명예롭지 않은 부작용을 철퇴하기 위해 회사 측은 경찰 및 검찰과 수시로 수사를 공조했다. 올해 6월 이후로만 ‘서든어택’과 관련해 8명의 불법 프로그램 제작·유포자가 검거됐다. 현재도 추가 고발로 인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게임하이 측도 자체 단속을 강화해 게임 안팎으로 불법 프로그램의 사용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 단속 강화를 위한 실시간 ‘불법 프로그램 단속 대응팀’을 구성했다. 이달 초에는 불법 프로그램 제작 및 배포자 단속 강화를 공표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유저들을 불이익으로부터 보호하고 쾌적한 게임 플레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우리의 중요한 의무”라며 “불법 프로그램의 사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전방위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수길 기자 sugir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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