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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8년 사랑의 완결판 '비포 미드나잇'

입력 : 2013-05-20 10:59:07 수정 : 2013-05-20 10: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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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시리즈’가 또 나올지 누가 알았을까.

1995년 사랑의 두근거림을 알게 했던 ‘비포 선라이즈’와 2004년 사랑의 기다림을 알게 했던 ‘비포 선셋’에 이어 아직 끝나지 않은 사랑이란 여행이 시작될 ‘비포 미드나잇’. 유럽에 대한 로망과 사랑의 두근거림을 선사할 ‘비포 시리즈’, 그 마지막 이야기 ‘비포 미드나잇’이 2013년 극장가를 다시 찾는다.

유럽 횡단기차 안에서 우연히 시작된 제시(에단 호크)와 셀린느(줄리 델피)의 풋풋했던 첫 만남, 9년 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제시와 환경 운동가가 된 셀린느의 아련한 재회에 이어 다시 9년 만에 돌아온 ‘비포 미드나잇’은 그리스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 카르다밀리를 배경으로 세 번째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비포 시리즈’를 접했던 관객이라면 영화 속 주인공들이 무척이나 반가울 터. 예전같지 않지만 예전보다 더 성숙해진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 그들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깊은 감상에 젖는다.

영화 ‘비포 미드나잇’에서 두 주인공은 쌍둥이 딸을 둔 중년의 부부로 등장한다. 제시는 이혼한 부인에게 낳은 아들 ‘헨리’와 휴가를 보낸 후 미국행 비행기에 태워 보낸 뒤 마음이 편치 않고, 셀린느에게 미국 시카고에서 아들을 지켜보며 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친다. 하지만 셀린느는 자신의 일을 포기하라는 뜻으로 오인하고, 제시와의 갈등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 간다. 이후 친구들이 마련해 준 호텔에서 두 사람은 뜨거운 밤을 보내려 하지만, 의도와는 달리 헨리의 전화 한 통으로 감정은 극에 달하게 된다.

‘비포 미드나잇’에서는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시간이 멈춘 듯한 유럽의 그리스가 배경으로 등장한다. 그리스 서쪽 끝에 위치한 메시니아 지역의 풍경을 배경으로 제시와 셀린느는 그들이 지내온 과거, 앞으로 일어날 미래, 자신들의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아름답고 한적한 경치와 색색의 빌라들이 만든 풍경, 언덕을 따라 은녹색의 올리브 나무들과 색색의 과실나무들이 아름다운 지중해와 마주하고 있는 카르다밀리 속에서 그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다투며 화해하고 사랑을 나눈다.

이번 작품에서도 제시와 셀린느의 끊임없는 대화가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롱 테이크와 편집 없이 이어지는 그들의 대화, 뒤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은 ‘비포 시리즈’만의 매력 포인트. 제시와 셀리는 시간과 장소를 불문, 쉼 없이 사랑을 속삭이고 신경전을 벌인다. 또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들은 어딘가의 길에서 이루어진다. 특히 한적한 오솔길을 따라 이어지는 그들의 대화는 마치 관객들에게 속삭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비포 시리즈’가 더욱 소중한 건 무려 18년이란 시간 동안 같은 감독, 같은 배우들이 특별한 인연을 이어간다는 것. 20대부터 40대까지 어김없이 제시와 셀린느로 살아온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 그리고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까지. 아련한 첫 사랑부터 영화같은 재회, 그리고 현실적인 그들의 사랑까지 두 배우와 감독은 영화와 세월을 함께 해 왔다.

또 ‘비포 미드나잇’에는 회상신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전편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다. 젊은 시절의 회상신이 없기에 지금의 제시와 셀린느의 모습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 “완벽하진 않지만 이게 실제야”라는 제시의 말처럼, 실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답다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초호화 블록버스터와 자극적인 영화들 속에서 잔잔한 감동과 울림을 줄 수 있는 ‘비포 미드나잇’. 오래된 연인과 함께 극장에 앉아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한 편의 힐링무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오는 22일 전세계 최초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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