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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가다 아메르 개인전…"나의 경험 그녀가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

입력 : 2013-05-16 14:11:07 수정 : 2013-05-16 1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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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격동 국제갤러리는 17일부터 이집트 출신의 여성 작가 가다 아메르의 개인전을 연다. 국제갤러리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아메르의 이번 개인전은 신작인 브론즈 조각과 자수회화 등 작품의 고유한 재료적 특성과 주제의 다양한 측면들을 부각시킨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은 ‘그녀에 대한 참조’.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주제들 가운데 하나인 여성의 성적 역할 및 그에 대한 지각을 다루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성적 불평등에 대한 단순한 비판에서 나아가 섬세함, 유머, 강렬한 에로티시즘과 같은 대립적인 감정들을 이용해 관객 각자의 관점과 경험들을 심화시킨다. 
왜 ‘그녀’인가.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나의 모든 작품은 거의 대부분 내가 경험하는 특정한 감정에 대한 것이며, 마찬가지로 세계, 어떤 사람, 어떤 친구, 연인, 혹은 정치 등에 대한 것이다. 이 감정을 관객에게 그 혹은 그녀가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 혹은 그녀 역시 동일한 경험에 연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떤 의미에서 '아름다움'이 된다.”

가다 아메르는 페인팅의 주재료인 물감과 붓 대신 실과 바늘을 이용하는 자수를 통해 캔버스를 메운다. 언뜻 보면 실의 유연한 아름다움과 빛깔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그린 추상적 이미지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녀의 작품은 주제로서 페미니즘과 관련된 여성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란 출신의 작가 레자 팔콘더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자수와 수채가 중첩된 회화작품들과 조형적 선의 율동이 돋보이는 대규모 브론즈 조각 연작들로 채워진다.

이번 신작 조각들은 선과 색 등의 형식적 관심들 외에 정치와 성(性)이라는 주제들을 탐색해 온 그녀의 다분야에 걸친 철학적 사유를 이어가고 있다. 작가는 그대로 외양을 바라보거나 혹은 안쪽을 투과해서 바라볼 수 있는 형태를 만듦으로써 작품을 구현한다. 이 작품들은 완전히 열려있다. 이미지들이 앞과 중간 그리고 뒷면에서 떠오른다. 삼차원적 공간 안에서 형태와 추상성을 계속 탐구해온 작가정신의 산물이다. 
‘The Blue Bra Girls(파란 브래지어의 소녀들’ 작품에서 관객의 시선은 대상의 내용을 계속해서 따라 움직이게 되는데, 이런 긴장감은 작품에 엄청난 힘을 부여한다. 작가는 “그림자가 대상만큼이나 중요한 텅 빈 조각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이 작품은 이집트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격변에 대한 단호한 대답이다. 무바라크 정권의 붕괴 과정에서 이집트의 여성들은 종종 물리적 폭력을 감수하면서까지 변화를 불러일으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 행동가들 가운데 한 여성이 구타를 당하면서 옷이 벗겨져 그녀의 파란 브래지어가 노출되는 장면이 영상에 기록됐고, 이 장면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이 작품은 이 여성의 용기에 대한 예찬이다.

이 전시의 다른 작품들에서 작가는 ‘사랑’과 ‘갈망이라는 보다 부드러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The Heart(심장)’ 작품에서는 포옹하고 있는 두 연인의 섬세한 머릿결을 능숙한 세공실력으로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1963년 이집트의 카이로에서 태어난 가다 아메르는 가다 아메르는 현재 뉴욕에 살면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1990년대 초부터 수많은 그룹 및 개인전을 해온 작가는 제48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해 유네스코 상(UNESCO Prize)을 수상했으며, 2000년에는 부산 비엔날레(PICAF)와 광주 비엔날레에 참가해 국내 관객들에게도 이미 소개된 바 있다.

최근 전시를 위해 방한한 아메르는 16일 국제갤러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매력적이고도 다층적인 작품세계를 소개했다.

강민영 선임기자 mykang@sportsworldi.com

사진=(위)이집트 출신 작가 가다 아메르. (아래) The Blue Bra Girls, 2012.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Photo: Christopher Burke Studio, and courtesy Kukje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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