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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세상 비틀어보기] 허지웅의 대중혐오, 곽정은의 콤플렉스

입력 : 2014-04-07 13:51:24 수정 : 2014-06-13 17: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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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이 띄운 허지웅과 곽정은이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쏟아지는 악성 댓글을 견디다 못해 법적대응을 선언했다.

 최근 연예인을 향한 무차별 악플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기는 하다. 그런데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유명한 일반인 허지웅과 곽정은의 경우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해석해야한다. 이것은 두 사람을 방송에서 적절히 활용해 재미를 본 ‘마녀사냥’ 제작진도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허지웅은 전직 기자이자 영화 평론가로 자신을 소개한다. 채널A ‘무비홀릭’에서 가능성을 보인 허지웅을 눈여겨본 JTBC는 그를 ‘썰전’과 ‘마녀사냥’에 중용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B급 문화에 심취해있고 그래서 ‘오타쿠’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중문화 전반에 걸친 그의 지식은 ‘썰전’에서 타 연예인들을 압도했고 성(性) 적인 자유분방함은 ‘마녀사냥’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부여해줬다.

 그런데 기대 이상의 성공이 허지웅에게는 독이 됐을 수 있다. 자신만의 세계관이 확실한 허지웅의 글과 말을 보면 ‘대중 혐오’가 묻어나온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대중과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연예인들의 경우 익명의 악플러에게 온전히 당한 피해자의 입장이었다면 허지웅은 어느 정도 가해자의 역할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지명해 입에 담기도 힘든 막말을 쓴 것을 보면 허지웅이 네티즌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는 명분을 흐트러뜨린다. 그조차도 악플러였던 것이다. 

 곽정은의 경우는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 성형 전 사진이 인터넷에 퍼진 후 쏟아진 온갖 조롱을 그녀는 참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사실은 방송과 각종 강연에서 그녀가 계속해서 당당한 여성상을 어필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을 구구절절 고백한 그녀의 블로그 글을 보면 ‘콤플렉스’가 묻어나온다. 언행불일치가 드러난 그녀가 앞으로 방송에서 아무리 현란한 연애 컨설턴트를 한다고 해도 공감을 얻기는 힘들어졌다. 그녀 자신조차 누군가에게 컨설턴트를 받아야 할 정신 상태라는 것이 알려졌으니까.

 인터넷상에서 공감을 얻는 시인 하상욱은 ‘“넌 유명하니까 욕 견뎌”라는 게 말이 된다면 “넌 무명이니까 좀 닥쳐”라는 것도 말이 되죠. 사람 대 사람일 뿐인데 매너는 지키며 살아야죠’라고 글을 올렸다. 이는 곽정은을 감싸는 말로 해석되고 있다. 그런데 이 글은 유명인과 무명인의 경계선을 고민하게 한다. 우리는 가끔 연예인을 공인이라고 책임을 강요한다. 그런데 사실 유명인(Celebrity)라는 것이 더욱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자주 차지하는 허지웅과 곽정은도 유명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연예인들에게 자주 일어난 일이 그들에게 생긴 것이 그다지 새삼스럽지도 않다. 오히려 이에 대처하는 모습이 이들 깜짝 유명인의 한계를 생각하게 한다. ‘악플러들과의 전쟁’을 하더라도 전략이 있어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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