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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수 왕고’ 민병헌, 시드니에서 시끄러워진 이유

입력 : 2016-02-13 17:27:39 수정 : 2016-02-13 18: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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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시드니(호주)=송용준 기자〕 두산은 호주 시드니에서 3번의 자체 청백전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런데 이번 청백전에서 목소리가 가장 큰 선수가 있다. 바로 외야수 최고참 민병헌(29)이다.

민병헌은 연습경기 내내 더그아웃에서 큰 소리로 같은 팀이 된 동료들을 독려하거나 상대팀 선수들을 약올리는 말들을 쏟아내는 수다쟁이가 된다. 얼듯 보면 시끄러운 장난꾸러기가 등장한 것 같다. 하지만 여기에는 이유가 다 있다. 이제는 어느새 팀의 고참급 선수로 거듭난 만큼 훈련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남모르게 노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민병헌은 “어느새 외야수 중에 내가 최고참이 됐다. 캠프에 처음 온 선수들도 많아 운동하는 법이나 살아남는 법, 감독님의 스타일 등에 대해 많이 알려주고 싶지만 후배들이 먼저 다가와서 물어봐 주기를 기다리는 편”이라고 운을 뗀 뒤 “시드니의 날씨가 더워 자칫 즐기는 분위기가 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면 지치게 되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그런 만큼 부상자가 나온다. 그러면 팀 분위기도 떨어진다. 연습경기에서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어린 선수들이 좀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병헌은 “어린 선수들이 홍성흔 같은 하늘 같은 선배들에게 연습경기 중 농담을 던질 수 없다. 대신 내가 그런 말을 하면서 분위기도 풀고 경기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려 한다. 그래서 일부러 내기를 걸기도 한다. 감독님도 훈련 몰입도를 중요하게 생각하신다”며 수다쟁이가 된 까닭을 털어놨다.

민병헌은 3년 연속 3할 타자이고 이제는 국가대표 외야수 단골 멤버일 만큼 성장했지만 그는 아직도 불안하고 초초하다고 말한다. 민병헌은 “앞으로 잘 한다는 보장이 없다. 스스로를 낮춰야 더 긴장하면서 집중하게 된다. 올해 도 캠프 초반 완전히 흐트러졌다가 이제 다시 몸을 다잡았다. 군대에서 제대해 주전에 도전했던 때의 마음을 생각하려고 한다. 지금은 야간훈련까지 끝나고 방에 들어가서도 생각이 나면 방망이를 돌린다”며 자신에 대해서는 더더욱 엄격하다.

민병헌은 김현수가 빠지면서 올해 3번 타자가 유력하다. 지난 시즌 막판 2달 동안 이미 3번 타자로서의 경험도 쌓았다. 그래도 풀타임 3번은 처음이기에 부담이 없을 리 없다. 김현수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병헌은 “현수의 자리는 내가 아닌 닉 에반스가 메운다고 생각한다. 현수 몫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못하면 다들 선수들이 해주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내 몫을 하면 된다. 현수와는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idy015@sportsworldi.com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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