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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김혜수, 여성 느와르 대부가 되다

입력 : 2015-05-04 07:00:00 수정 : 2015-05-04 09: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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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김혜수가 독해졌다. 피도 눈물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잔혹한 엄마로 돌아왔다.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강렬한 여성 캐릭터를 맡아 열연한 김혜수. 배우 김고은과 함께 여성 느와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그동안 강렬하고, 자극적인 느와르는 대부분 남자배우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접했던 영화도, 또 현재 제작되고 영화들도 하나같이 수컷 냄새가 강하게 풍겨야 ‘제대로 된 느와르’라는 편견이 있었기 때문.

하지만 ‘차이나타운’은 그런 대세론(?)을 가볍게 뒤짚었다. 그 중심은 김혜수였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쌓은 연기경험을 ‘차이나타운’ 속 엄마에 집중, 김혜수가 아니면 그 누구도 소화할 수 없는 절대적인 ‘엄마’를 완성시켰다. 이번 배역을 위해 김혜수는 외모를 과감하게 포기했다. 주근깨 가득한 얼굴에 통통한 몸매지만, 카리스마 하나 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 때문일까. 격렬한 몸짓 하나 없이도, 김혜수의 카리스마는 스크린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전작에서 보여준 육감적인 여성미는 온데간데 없이, 여성 느와르의 대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때,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이건 차가운 정도도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캐릭터잖아요. 영화의 전반적인 방식이나 정서적인 충격이 굉장히 크게 다가왔어요. 따뜻한 영화를 해도 모자랄 시점에 ‘이런 센 영화를 해도 되나’ 싶었죠. 그래서 출연하기까지 고심을 많이 했어요.”

실제로 만난 김혜수는 영화 속 김혜수와는 사뭇 달랐다. 너무 잘 웃고, 맞장구도 잘 쳐주면서, 다정다감한 모습까지 보였다. 하지만 영화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할 땐, 눈빛이 싹 달라졌다. 무서울 정도로.

“‘차이나타운’이 특별했던 건, 여성들이 주체가 되는 영화란 점이었어요. 여성 캐릭터가 이렇게 소개되는 건 아마도 한국영화 중에선 유일무이할 거예요. 권력의 축을 쥐고 있는 게 여성이고, 모든 이야기가 여성 중심으로 흘러 가잖아요. 물론 여성들이 감내하기엔 굉장히 세고, 강렬한 건 사실이에요. 피도 눈물도 없을 정도로 살벌하죠. 그런 시나리오에서 굉장한 힘이 느껴졌고, 이 이야기를 이끌고 가야할 감독이 굉장히 궁금했어요.“

김혜수의 호기심과 자신감이 통했던 것일까. ‘차이나타운’은 완벽한 여성 느와르 영화란 호평을 받고 있다. 게다가 ‘어벤져스2’의 흥행광풍에도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키며 독보적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제가 출연을 망설였던 건, 강렬함 때문이었어요. 밑도 끝도 없이 너무 센 이야기와 캐릭터였는데, 아무런 설명조차 없어 굉장히 불편했죠. 하지만 시나리오를 계속 곱씹어보니 ‘엄마’란 인물에 대한 설명은 군더더기가 없는 게 맞더라고요. 특히 이 사람에게 느껴지는, 또 품고 있는 가운의 강렬함이 ‘차이나타운’이란 공간을 대변해요. 결국 엄마란 역할은 하나의 배역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가는 공간과 기운, 심지어 공기까지 대변하는 인물이었던 거죠.”

한편, 영화 속에는 명대사들도 많이 등장한다. ‘증명해봐, 네가 아직 쓸모 있다는 증명’, ‘죽지마, 죽을 때까지’ 등의 대사들은 곱씹을수록 남다른 감흥을 선사한다. 보통 느와르에선 소위 ‘멋있는 대사’들로 가득하지만, ‘차이나타운’은 멋보단 의미에 더욱 집중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해요. 배우도 마찬가지죠. 연기로 증명해야 하는 게 배우들의 숙명이에요. 늘 최선을 다하지만 정답은 아니잖아요. 그러니 여러가지 평가들이 있는 거고요.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제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연기로 제대로 증명하고 있는지… 제겐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에요.”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사진=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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