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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차두리, 태극마크의 여정 마무리

입력 : 2015-03-31 21:38:28 수정 : 2015-03-31 22: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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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정정욱 기자〕‘차두리 고마워….’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경기 시작 전부터 경기장에는 차두리를 위한 헌정음악이 울려 퍼졌고, 관중석에서는 ‘차두리고마워’라고 새긴 응원도구가 넘실거렸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에 들어선 차두리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팬들은 그를 향해 뜨겁게 환호했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경기장 내 대형 전광판에 그대로 비쳐졌다. 팬들은 대표팀에서의 마지막일 될 차두리의 모습을 오래오래 눈과 마음에 담았다. 


‘차미네이터’ 차두리(35·서울)가 14년 동안 이어온 태극마크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차두리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 주장 완장을 차고 전반 43분 여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하며 ‘차미네이터’의 위용을 뽐냈다. 전반 4분에는 드리블 돌파 후 코너킥을 얻어내는가 하면, 26분에는 문전에 송곳 같은 패스를, 37분에는 손흥민의 페널티킥 실축 후 상대방의 역습을 막아내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A매치 은퇴경기는 개인에게 큰 영광이다. 현역 대표선수들에 뒤지지 않는 기량을 보유해야 함은 물론이요, A매치 70경기 이상 출전 경력이 있어야 하기에 더욱 그렇다.

2001년 11월 세네갈 평가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차두리의 A매치 경기 수는 76으로, 총 4골을 기록했다.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전환한 탓에 공격수로 38경기·수비수로 38경기를 뛰며, 정확히 공수 균형을 맞췄다. 차두리의 A매치 은퇴 경기가 더욱 각광 받는 이유는 그가 속했던 대표팀이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가 포함된 국가대표팀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와 2010년 남아공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의 기쁨을 맛봤으며, 2015년 아시안컵에서는 준우승이라는 발군의 성적을 냈다. 특히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는 나이를 잊게하는 폭발적인 돌파를 선보이며 ‘노장의 힘’을 발산하기도 했다.

이날 전반 종료 후 하프타임에는 차두리의 국가대표 은퇴식이 열렸다. 아버지인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이 은퇴하는 아들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전하자, 아버지를 꼭 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차두리의 모습에 상암벌은 감동의 바다가 됐다. 차두리는 팬들을 향해 “너무 감사하다. 내가 한 것 이상으로 넉넉한 사랑을 받았다”며 “잘하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했는데, 팬들이 그걸 알아주셔서 행복한 은퇴식을 하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후 차두리는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팬들에게 직접 인사를 전했고, 팬들은 ‘차두리고마워’라고 새겨진 응원도구를 펼쳐보이며 차두리를 연호했다. 14년 간 대표팀을 호령했던 ‘차미네이터’가 정들었던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하며 ‘영원한 차미네이터’가 되는 순간이었다. 

jjay@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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