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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장수상회' 박근형, '국제시장' 반갑기 그지 없는 영화

입력 : 2015-03-31 11:52:09 수정 : 2015-03-31 13: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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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한준호 기자] 배우 박근형은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일흔을 넘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고 영화에 대한 애정 역시 애틋했다. ‘애틋했다’는 표현처럼 박근형은 오는 9일 개봉하는 영화 ‘장수상회’(강제규 감독, (주)빅픽쳐·CJ엔터테인먼트 제작)로 오랜만에 주연을 맡았기에 작품 사랑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일흔 넘어 주연을 맡는 건 외국에서는 흔히 있지만 우리만 트렌디해서 그러질 못해요. 그런 시대에 제게 행운이 온 거죠. 자다가도 잠이 안오고 누가 빼앗아갈까봐 꼭 껴안았어요. 70대에 아무도 모르게 사라질 거냐, 다시 옛날처럼 활동할 거냐, 아니면 신구 배우들의 어우름에 밑거름이 될 수 있냐. 그게 제겐 숙제죠. 제게 무거운 건 어떻게든 성공을 거둬야 보는 사람들 모두 보고 후학들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죠.”

‘장수상회’는 장수마트에서 일하면서 홀로 살아가는 할아버지 김성칠(박근형)의 이야기다. 해병대 출신에 괴팍한 성격, 아무도 곁에 없는데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인물이다. 어느날 옆집에 이사 온 할머니 임금님(윤여정)이 그런 김성칠에게 다가오고 장수마트 사장(조진웅)을 비롯한 동네 주민들도 그런 성칠을 돕기 시작한다. 물론, 동네 재개발을 위한 도장을 받기 위해서다. 코믹하면서도 서민적인 내용이 가득한 ‘장수상회’에서 누가 뭐라 해도 주연은 박근형이다. 

“김칠성이란 인물은 답답해요. 해병대 출신이라는 설정은 그 만큼 강인한 사람이 사회에서 어떻게 되나 하는 면을 보여주는 거죠. 해병대 출신의 깐깐함과 거친 게 있죠. 언론시사회 때 처음 제 연기한 모습을 봤어요. 전 모니터를 안봐요. 왜 안보냐면 모니터를 보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봐서 예쁘게 보인다거나 이런 걸 머릿 속에 인지하게 되거든요. 젊은 시절부터 일절 모니터를 보지 않았어요.”

박근형은 천상 배우였다. 이미지보다 얼마나 더 대중에게 자신의 연기를 제대로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히 보였다. 특히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답게 연극을 중심으로 한 연기에 대한 열정이 돋보였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밖에 없어 보였다.

“이번 영화도 이미 말씀드렸지만 연극학부 때처럼 했어요. 극중 인물을 표현할 때 현실에서의 가능성을 다 가동하고 내 상상력을 동원하죠. 나중에 정화되는 부분까지 계산해요. 연극배우는 누구나 연기 플랜을 세워요. 한 작품을 놓고 40∼50여일 연구하고 하루에 여덟시간에서 아홉시간 연습하죠. 그렇게 해서 내가 맡은 배역과 전체 배역, 그리고 연출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까지 습득하는 거죠. 그렇게 연기 플랜을 그것으로 차곡차곡 해왔기 때문에 몸에 밴 거죠. 시키는대로 하는 배우는 아무 소용 없어요. 표현을 내부에서 느끼고 외부로 표출해야 해요.”

지난해 연말 ‘국제시장’이라는 영화가 새로운 관객층을 넓혀줬다. 바로 중장년을 포함한 노년층 관객이다. 평소 아내와 함께 극장을 자주 들른다는 박근형은 ‘국제시장’에 대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저를 포함해 그 시대 살았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봤죠. 우리가 사회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야 해요. 역사공부니까요. 우선 영화계의 문이 크게 열려서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죠. 그런 계기가 참 중요하죠. ‘장수상회’는 (‘국제시장’과 비교하면) 전혀 다른 시대죠. 우리는 가정으로 파고들어간 거죠. 시대변화를 타지 않고 가족에 초점을 맞추고 그 안의 사랑을 다뤘어요.”

1958년 연극으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박근형이라는 배우는 오랜 시간 대중과 함께 호흡했다. 일흔이라는 나이는 그의 연기를 더욱 진한 향기를 풍기는 와인처럼 숙성시켰다. 오랜만에 주연까지 꿰찬 박근형의 숙성된 연기를 더 오랫동안 보고 싶다.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김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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