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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경기 후 일어나지 못했다… 투혼 그리고 대표팀 은퇴

입력 : 2015-02-01 11:11:09 수정 : 2015-02-01 13: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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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한동안 감상에 젖었다. 약 14년간의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빈 차두리(35·FC서울)가 그렇게 대표팀 마지막 무대를 마무리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측면 수비수 차두리는 31일 호주 시드니스타디움에서 치른 개최국 호주와의 ‘2015 아시안컵’ 결승전에 출전해 연장 후반까지 120분을 뛰면서 우승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아쉽게 1-2로 석패하며 우승컵을 놓쳤지만, 그의 투혼을 지켜본 축구팬들은 그의 마지막 무대를 향해 박수갈채를 보냈다.

차두리는 이날 킥오프에 앞서 그라운드에 들어서기 전에 엄숙한 표정으로 우승 트로피에 손키스를 전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과 단독 면담 시간을 갖는 등 마지막 무대를 위해 전력으로 준비했다. 활발한 성격에 그를 따르는 많은 후배도 “형을 위해 반드시 우승을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와 같은 베테랑이 볼을 잡을 때면 코치진 전체가 벤치에 조용히 앉아있어도 된다”며 신뢰를 보냈다.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노장은 짐”이라고 노장의 경기력 유지를 강조해 온 차두리는 이번 대회 8강전인 지난 22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질풍 같은 드리블로 측면을 돌파해 손흥민(레버쿠젠)의 추가골을 만들었다. 이에 앞서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다. 이날도 활발한 오버래핑에 이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팀을 이끌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특유의 폭발적인 움직임을 그대로였고, 여전히 ‘차미네이터’ 그대로였다.

차두리는 2001년 11월 8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75차례 A매치에 출전했다.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에 띄어 공격수로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당시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선보인 오버헤드킥은 비록 골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축구팬은 아직도 그 장면을 기억하고 있다. 2006년을 건너뛴 차두리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는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해설자로 부친인 차범근 해설위원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이날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그의 은퇴 무대는 어느 경기보다 빛났다. 앞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차두리를 볼 순 없지만, 소속팀 FC서울에서는 1시즌 더 활약하며 K리그 클래식 무대를 누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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