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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의 연예잡기] 신해철과 피아, 이 시대 가요계에 밴드의 의미란?

입력 : 2014-11-26 08:00:00 수정 : 2014-11-26 09: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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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메이저 못지 않은 규모로 거대해진 인디신을 만든 것은 밴드였다.

하지만 여전히 밴드는 가요계 전체적으로 보면, 비주류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어느 순간부터 노래와 춤이 음악의 전부가 된 세상에서 밴드는 여전히 대중음악의 주요한 뿌리다. 클래식이 오케스트라 없이는 말이 안돼듯이.

밴드 피아가 최근 공연을 개최했다. 후배 밴드들인 디어클라우드, 딕펑스, 레드 플렉스 등을 게스트로 초청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마왕 신해철이 뜻하지 않은 죽음을 맞았다. 밴드에서 보컬의 시대로 옮겨가던 1980년대 후반, 밴드 무한궤도로 데뷔하고 솔로로 나섰다가 다시 넥스트란 밴드로 밴드의 부활을 알렸던 신해철이 허망하게 숨을 거뒀다. 신해철은 뿐만 아니라 생전에 밴드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이며 후배들과도 돈독한 교류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제는 후배들 몫일까. 최근 피아 멤버들인 기범과 심지를 만났다. 이들은 밴드의 부활을 위한 의미심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신해철에 대해 “서태지가 아니라 해철이 형이랑 계약할 뻔 했다”면서 “서태지 형님과 함께 할 때도 만나면, ‘태지가 잘해주냐’고 늘 말씀하시곤 했다”면서 신해철에 대한 그들 나름대로의 그리움을 표시했다. 그리고 신해철의 빈소에서 오랜만에 만난 서태지를 보고 이들은 놀라고 말았다. “술 드시는 서태지 형을 보고 적잖이 놀랐어요. 예전에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이에요”라고 이야기했다. 

피아는 몇 년 전 KBS 2TV에서 방영된 ‘탑밴드’ 시즌2에 나가 우승을 차지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이미 밴드신에서는 정상급 밴드였으니까. 그리고 지난 16일 홍대 브이홀에서는 이들이 기획하고 연출한 공연 ‘ABBD(ABBD: Alpha! Bravo! Beta! Day By Day)’이 열렸다. 2012년 연말부터 시작된 브랜드 공연으로 그동안 게스트로는 이승환, 에스닉 퓨전밴드 바드, IDIOTAPE, 칵스, 김사랑, 코어메거진 그리고 피아의 양혜승(드럼)과 심지(건반&FX)두 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그룹 Oaiii&Oaiii(오아이앤오아이)가 출연해 성공적인 무대를 연출한 바 있다.

올해는 한발 더 나아가 수익금의 전부를 환원해 2015년 1월1일부터 여러 밴드들의 합주비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한다.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들을 멤버들이 공감하면서 추진하게 됐다. 피아는 “공연장에가 가도 우리 공연만 하고 돌아오는 시스템이다 보니까 서로 잘 모른다”면서 “일본 같은 경우는 6시간 함께 공연할 때 서로 인사하고 그러는데 우리나라는 서로 경계하고 그런다. 사람도 많이 오지 않고 모르는 현실이 안타깝더라”고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힙합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앨범에 대규모로 피처링을 해주고 서로 교류하는 것과 달리 록밴드들은 그게 잘 안된다. 이미 경쟁에 매몰된 아티스트들은 많다. 아이돌뿐만이 아니라 밴드들에게서도 누군가를 짓밟고 성공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해졌다. 서로의 음악과 연주, 그리고 노래뿐만 아니라 작곡 스타일고 노랫말까지 관심을 갖고 그러면서 경쟁하는 게 진정한 밴드 공동체다. 신해철이 꿈꿨고 이제는 피아가 꿈꾸는 가요계의 새로운 세상은 요원한 걸까.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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