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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히든싱어', 왜 태연을 '힘든싱어'로 만들었나

입력 : 2014-09-21 07:00:00 수정 : 2014-09-21 10: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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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히든싱어’가 무리수를 뒀다.

잘못된 선곡으로 ‘히든싱어’의 본질을 흐림은 물론, 태연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좋지 못한 추억을 남긴 것.

지난 20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히든싱어’는 소녀시대 태연이 출연해 모창 능력자들과 목소리로 한 판 승부를 펼쳤다. ‘히든싱어’ 태연 편은 프로그램 사상 첫 걸그룹 원조가수의 출연으로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고, 다수의 팬을 보유한 소녀시대 태연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된 상황.

1라운드는 순조로웠다. 태연의 청아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솔로곡 ‘만약에’로 모창 능력자들과 대결에 나선 것. 1라운드에서 태연은 12표를 받아 간신히 살아 남았고, 태연보다 표를 적게 받은 모창 능력자가 2명이나 있어 긴장감은 쪼일 대로 제대로 쪼여졌다.

문제는 2라운드였다. 지금껏 ‘히든싱어’에 출연했던 가수들보다 개인곡이 적은 태연의 상황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소녀시대 단체곡인 ‘Gee’를 대결곡으로 선정해 무리수를 둔 것. 태연 본인도 깜짝 놀랐겠지만, 이날 스튜디오는 물론 방송을 지켜 본 시청자들도 마치 ‘몰래 카메라’를 보듯 눈 앞에 벌어지는 광경을 믿지 못할 정도였다.

결과는 참혹했다. 태연은 31표를 받고 2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본인 파트를 부른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히든싱어’의 모토인 ‘듣는 음악’에 맞는 곡도 아니었다. 태연은 뜻밖의 탈락을 당하며 “(‘Gee’는) 나한테도 어려운 곡이다. 솔로곡도 아니다. TV에선 볼 땐 재밌었는데,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다”고 말해 당황스러움이 그대로 전해졌다. 이후 3라운드는 태티서의 ‘트윙클’, 4라운드는 ‘들리나요’가 선곡됐으며, 이날 최종 우승은 ‘얼굴 없는 가수’ 김환희가 차지했다.

이날 ‘히든싱어’는 그야말로 큰 실수를 했다. 말도 안 되는 선곡으로 ‘히든싱어’란 프로그램의 본질을 흐렸음은 물론, 태연과 태연의 팬 그리고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도 어이없는 상황을 안긴 것. 그렇다고 태연이 솔로곡이 없는 것도 아니다. 또 태연이 ‘Gee’와 같은 댄스곡만 부른 것도 아니다.

충분히 태연의 보컬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모창 능력자들과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좋은 곡들이 많은데도, ‘히든싱어’ 제작진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말도 안 되는 선곡을 한 것인지 참으로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다. ‘프로그램 사상 첫 걸그룹 원조가수 출연’이란 홍보 멘트가 무색하게, 태연을 ‘힘든싱어’로 만든 제작진의 의도가 굉장히 궁금하다.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 없듯이, 잘 나가던 ‘히든싱어’에 대한 시청자들의 실망감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화제몰이에 급급한 케이블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씁쓸한 주말으로 기억될 것 같다.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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